"아도~겐!"
"어~류겐!"
"아따따뚜~겐!"
초등학교 5학년 때 오락실에서 저 소리를 들었을 때의 그 흥분은 내 또래의 남자들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의 대부분의 오락은 버튼이 2개면 충분했고, 많아봐야 3개였는데 이건 버튼만 6개. 게다가 남자의 로망, "장풍"!
스트리트파이터 II 가 처음 나왔을 때, 게임 한 번 하려면 나 같은 초딩은 거의 종일 기다려서 한 판을 할 수 있을까 없을까 정도. 요즘도 오락실을 자주 가는 편이지만 새로운 게임이 나와도 그 때처럼 수많은 동전이 게임기 위에 올려지는 광경은 아직 보지 못했다.
나는 류나 켄으로 하곤 했는데 저 '아도겐'과 '어류겐'은 어린 내 가슴을 후비고도 남았다. 그런데 당시 나에겐 '어류겐'을 사용하는게 너무 힘들어서 형들이 하는 걸 열심히 구경하다가 겨우 연습해보는 정도였다. 친한 친구나 형에게 물어봐도 다들 자기 나름대로의 방법을 가르쳐줘서 저걸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게 될 때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돈도 많이 썼고.
아도겐이 파동권, 어류겐이 승룡권, 아따따뚜겐이 용권선풍각을 일본어로 읽은 것이라는건 한참 지나고 나서였다. 지금도 아따따뚜겐은 용권선풍각이 맞는지 의심스럽긴 하다. 일본어로 찾아본건 아니라서. 가일의 "라덱~꾸~"가 영어로 Sonic Boom이었다는 것도 그저 놀랍기만 할 뿐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젠 오락실마저 점점 사라져가고 있지만 스트리트파이터는 4탄까지 나왔다. 그 동안 숱하게 많은 격투게임을 했지만 스트리트파이터만큼 재미있게 했고, 지금도 하고 있는 게임은 없다. 내 생애 첫 게임이라서, 그거 하다가 처음으로 집에서 오락실 가지말라고 혼나본 게임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고, 지나치게 복잡해진 요즘 격투게임보다 기본에 충실하고, 간단한 게임이라는 이유도 있겠다. 무엇보다 격투게임의 '원조'라는 매력도 빼놓을 순 없고.
하지만 무엇보다도 스트리트파이터의 매력은 '눈치'에 있다. 모든 게임이 그렇듯, 기계하고 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 맞붙는 게 훨씬 재미있는데 이 게임도 마찬가지다. 철권이나 다른 격투게임처럼 많은 기술과 현란한 손동작없이도 적절한 타이밍만 노릴 수 있다면 발차기 몇 번, 정권 몇 번으로 승리의 찬스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은 기술들, 어릴 때 꿈꾸던 그 모습 그대로의 기술들을 적당히 조합해서 상대방의 빈틈을 파고들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다.
나는 늘 눈치가 없어서 손해를 보고, 눈치가 부족해서 일을 그르친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끼어들지 못한 적도 많고, 사태 파악도 가장 느리고, 상황 판단도 가장 느리다. 재빠른 사람들은 이미 어떤 사건의 기승전결을 다 알고 있을 때쯤, "아니, 그런 일도 있었어요?"라며 순진한 눈동자를 똥그랗게 깜박이는 게 나다. 그래서일까. 그 짧은 시간에 상대방의 움직임을 눈치로 때려잡는 순간, 나는 생각보다 꽤 흐뭇한 것이다. 그래, 나도 영 눈치가 없는 건 아니구나. 킹오파도, 철권도, 내 또래의 사람들은 자주 하는 것 같지 않은데 유독 스트리트파이터 앞에는 30대 아저씨들이 많이 앉아 있는 건 그런 이유일까.
류는 아직도 뭔가를 찾아 수련을 하고, 켄은 벌써 애아빠가 되었겠지. 가일의 뾰족 머리는 여전할테고, 허벅지 굵었던 춘리도, 엄마찾아 삼만리가던 블랑카도, 사람좋게 웃던 장기에프도, 목욕탕 때밀이가 별명이었던 혼다도, 불을 뿜던 달심도 이젠 다들 아저씨, 아줌마가 되었겠지. 하지만 그들은 우리처럼 늙지 않고, 우리가 가장 빛나던 눈동자로 바라보던 그 때 그 모습 그대로 여전히 활약하고 있다.
GGPO로 홍콩에 사는 사람과 스파3를 한 시간 넘게 했더니 그냥 잡스런 생각이 많이 났다.
덤으로, 소싯적에 라덱꾸에 맞서 아도겐을 외치고, 한쪽 다리 들어올린 채 아따따뚜겐을 외쳐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슴떨릴 동영상 하나.
"어~류겐!"
"아따따뚜~겐!"
초등학교 5학년 때 오락실에서 저 소리를 들었을 때의 그 흥분은 내 또래의 남자들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의 대부분의 오락은 버튼이 2개면 충분했고, 많아봐야 3개였는데 이건 버튼만 6개. 게다가 남자의 로망, "장풍"!
스트리트파이터 II 가 처음 나왔을 때, 게임 한 번 하려면 나 같은 초딩은 거의 종일 기다려서 한 판을 할 수 있을까 없을까 정도. 요즘도 오락실을 자주 가는 편이지만 새로운 게임이 나와도 그 때처럼 수많은 동전이 게임기 위에 올려지는 광경은 아직 보지 못했다.
나는 류나 켄으로 하곤 했는데 저 '아도겐'과 '어류겐'은 어린 내 가슴을 후비고도 남았다. 그런데 당시 나에겐 '어류겐'을 사용하는게 너무 힘들어서 형들이 하는 걸 열심히 구경하다가 겨우 연습해보는 정도였다. 친한 친구나 형에게 물어봐도 다들 자기 나름대로의 방법을 가르쳐줘서 저걸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게 될 때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돈도 많이 썼고.
아도겐이 파동권, 어류겐이 승룡권, 아따따뚜겐이 용권선풍각을 일본어로 읽은 것이라는건 한참 지나고 나서였다. 지금도 아따따뚜겐은 용권선풍각이 맞는지 의심스럽긴 하다. 일본어로 찾아본건 아니라서. 가일의 "라덱~꾸~"가 영어로 Sonic Boom이었다는 것도 그저 놀랍기만 할 뿐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젠 오락실마저 점점 사라져가고 있지만 스트리트파이터는 4탄까지 나왔다. 그 동안 숱하게 많은 격투게임을 했지만 스트리트파이터만큼 재미있게 했고, 지금도 하고 있는 게임은 없다. 내 생애 첫 게임이라서, 그거 하다가 처음으로 집에서 오락실 가지말라고 혼나본 게임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고, 지나치게 복잡해진 요즘 격투게임보다 기본에 충실하고, 간단한 게임이라는 이유도 있겠다. 무엇보다 격투게임의 '원조'라는 매력도 빼놓을 순 없고.
하지만 무엇보다도 스트리트파이터의 매력은 '눈치'에 있다. 모든 게임이 그렇듯, 기계하고 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 맞붙는 게 훨씬 재미있는데 이 게임도 마찬가지다. 철권이나 다른 격투게임처럼 많은 기술과 현란한 손동작없이도 적절한 타이밍만 노릴 수 있다면 발차기 몇 번, 정권 몇 번으로 승리의 찬스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은 기술들, 어릴 때 꿈꾸던 그 모습 그대로의 기술들을 적당히 조합해서 상대방의 빈틈을 파고들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다.
나는 늘 눈치가 없어서 손해를 보고, 눈치가 부족해서 일을 그르친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끼어들지 못한 적도 많고, 사태 파악도 가장 느리고, 상황 판단도 가장 느리다. 재빠른 사람들은 이미 어떤 사건의 기승전결을 다 알고 있을 때쯤, "아니, 그런 일도 있었어요?"라며 순진한 눈동자를 똥그랗게 깜박이는 게 나다. 그래서일까. 그 짧은 시간에 상대방의 움직임을 눈치로 때려잡는 순간, 나는 생각보다 꽤 흐뭇한 것이다. 그래, 나도 영 눈치가 없는 건 아니구나. 킹오파도, 철권도, 내 또래의 사람들은 자주 하는 것 같지 않은데 유독 스트리트파이터 앞에는 30대 아저씨들이 많이 앉아 있는 건 그런 이유일까.
류는 아직도 뭔가를 찾아 수련을 하고, 켄은 벌써 애아빠가 되었겠지. 가일의 뾰족 머리는 여전할테고, 허벅지 굵었던 춘리도, 엄마찾아 삼만리가던 블랑카도, 사람좋게 웃던 장기에프도, 목욕탕 때밀이가 별명이었던 혼다도, 불을 뿜던 달심도 이젠 다들 아저씨, 아줌마가 되었겠지. 하지만 그들은 우리처럼 늙지 않고, 우리가 가장 빛나던 눈동자로 바라보던 그 때 그 모습 그대로 여전히 활약하고 있다.
GGPO로 홍콩에 사는 사람과 스파3를 한 시간 넘게 했더니 그냥 잡스런 생각이 많이 났다.
덤으로, 소싯적에 라덱꾸에 맞서 아도겐을 외치고, 한쪽 다리 들어올린 채 아따따뚜겐을 외쳐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슴떨릴 동영상 하나.
Tag : 스트리트파이터
Response :
0 Trackback
,
0 Comm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