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또 일터졌다. 이번에도 총질이냐?!
Posted 2005/06/19 09:25, Filed under: 스치며 부대끼며이 부대 소속 김모 일병이 일부 동료들이 잠을 자고 있던 내무반 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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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소에서 똥먹였다는 소식이 잠잠해지기가 무섭게 이번에는 "김일병"이 K-2 소총 갈겨주고 수류탄 한 방 살포시 터트렸단다. 그것도 내무실에서 자고 있던 같은 소대원들에게.
경기도 연천의 최전방 부대면 열쇠부대 정도 되는건가? 어쨌거나 "잘 걷고 잘 쏘는 산악의 용사들"인 을지부대원으로 GOP 근무를 해봤던 나로서는 온갖 만감이 교차할 수 밖에 없는 사건이다.
GOP지역에서 사고가 많이 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실탄"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실탄은 "북한군이 남침하면 경고해줘라!"라는 의미로 나눠주는건데 이걸 지들이 멋대로 자살하는데 쓰거나 남의 집 귀한 자식 죽이는데 사용해버리는게 문제다.
새벽 2시 40분쯤이었다니 새벽 근무 복귀중에 벌어진 일이었던 것 같다. 자세한 이야기는 잠시 후 11시에 있을 국방부 기자회견을 봐야 알겠지만 어떤 미치광이의 총질에 한창 때의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은 가슴아픈 일이다.
사실 GOP에 올라가있으면 FEBA(일반 부대)에 있을 때보다 시간도 훨씬 빨리가고, 잠도 많이 자고, 먹는 것도 더 잘 먹는다. 다만 그 어느 때보다 외로움을 많이 느끼고, 지극히 단순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그 고독감은 때로 엄청난 심적 고통이 될 때도 있다.
그래서 GOP에서 우리 소대원들은 훨씬 예민해졌다. 특히 투입후 2달쯤 지날 무렵이 제일 심했다. (내가 있던 중대는 약 4개월마다 한번씩 교대로 전방을 오르내렸다.) 담배소비량도 늘고, 선임병이나 후임병이나, 장교나 사병이나 한껏 예민해져서 작은 실수 하나에도 눈에 불을 키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소대원들은 오히려 전방생활을 좋아했다. 재수없이 겨울에 올라가면 4개월동안 눈만 치우다가 내려와야했지만 그 곳에서는 우리 소대원들끼리 아웅다웅하면서도 알콩달콩하게 생활하는 잔재미가 있었다.
PX이용을 못해서 황금마차(노란색 군용 트럭 -_-;)가 오기만을 눈빠지게 기다렸다가 생일파티했던 일, 눈치우다 말고 씨름도 하고, 눈싸움도 하고, 눈에서 수영도 했던 일, 새해에 일출보며 각자 고향을 향해 큰절했던 일, 담배 보급이 늦어져서 꽁초까지 돌려피던 일, 누가 먼저 독수리를 발견하는지 내기했던 일, 눈 앞에 스쳐지나간 동물이 노루인지, 사슴인지, 산양인지 실갱이했던 일....
외롭고 지루한 전방생활이었지만 소대원들이 함께 했기에 그 마음의 짐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나만 고생한다고 생각하면 하루도 버티지 못했겠지만 다들 이렇게 고생한다고 생각하니 만사가 여유로워졌었다.
총질을 해댄 녀석도 많이 외롭고 힘들었으리라. "적막한 산하"에서 "긴 총 옆에 끼고 깊은 시름 하던 차에" 선임이었든, 후임이었든 조금 호되게 굴었을테지. 오늘 새벽 같이 근무나간 고참한데 한소리 들었는지도 모르고. 어쨌든 복귀해서 탄반납도 무시하고 그대로 내무실로 돌진했겠지. 자고 있는 동료들의 얼굴은 기억나지 않고 그들의 핏발섰던 목소리만 기억했겠지...
삶이 조금 팍팍하다 느껴질 때, 나는 가끔 군대에서 나를 챙겨주던 고참, 나를 잘 따르던 후임을 생각하곤 한다. 제아무리 사람이 살 곳이 못되는 곳이라지만 군대 역시 사람 사는 동네였고, 군인들만이 공감할 수 있는 끈끈한 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 군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는 가운데, 또 이런 사건이 터져서 안타깝다. 이런 일이 반복될수록 점점 군대는 삭막해져만 갈 것이다. 구타/가혹행위가 난무하는 군대만이 삭막한 군대가 아니다. 피끓는 청춘들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 때, 더 이상 군대에서 사람 냄새 맡기는 힘들지 않을까.
부디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 다행히(참 이기적인 생각같지만) 내 친구 녀석의 부대는 아니었다. 아침먹다가 "경기도 연천"이라는 말은 없었던 첫 속보를 보고 어찌나 걱정했던지... 수화기 넘어 들려오는 녀석의 목소리는 여유로웠다. 그래, 이 놈아! 이제 너도 일병됐으니까 좀만 더 버텨라. ^^
+ 그러고보니 작년에 그 소대장은 어찌 됐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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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는 충분히 위험한 곳이다
Tracked from CROISSANT JOURNAL 2005/06/19 13:11 Delete직접 격었던 건 아니지만, 내가 제대 하고 난 뒤에 복무했던 소대에서도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던 경우가 있어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남의 일 같지가 않게 느껴진다. 그래. 군대는 충분히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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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 8명 사망에 대해서
Tracked from Karma7 Life 2005/06/19 14:50 Delete19일 새벽에 일병하나가 내무반에 수류반 하나까고 총기 난사하여 8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대부분 수류탄의 반경이 50m라고 알고 있지만 그건 서 있을때 그런거고 대부분 침상에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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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폭력과 갈굼은 사라지지 않는다.
Tracked from 찍거나그리거나 2005/06/20 09:01 Delete성폭행 사건이 일어 났다. 그리고 범인은 고개를 숙인체 "비디오와 게임을 하다 보니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해봤어요" 그리고는 폭력적인 게임과 오락물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악영향을 미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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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Tracked from lunamoth 3rd 2005/06/20 14:07 Delete자대배치를 기다리다 문득 생각이 났다 난 분명히 전역을 했는데... 뻔한 악몽... 그 앞에 참담한 현실이 당도해 있을 줄이야... 메시지를 받았다. 참담한 기분과 가혹스런 과거와의 조우. 그 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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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병 총기 난사..그리고 그 일병의 신상공개에 앞장선 조선일보.
Tracked from 미궁속의고양이 2005/06/20 21:15 Delete대단하다 조선일보. 그동안 무가지와 경쟁을 할려고 하더니만 이젠 싸이월드의 무개념의 인권 침해 사례까지 부러웠는지 이번의 일병 총기 난사 사건을 보면서 벌써부터 이 분의 싸이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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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위험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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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제대하고 나서 2년 뒤엔가 제가 있었던 소대에선 신형대전차 화기 시연 하다가 안전장치 해제 해둔 것도 모르고 땅바닥에 갈겨서 소대원 네명이 사망하고, 여덟명인가가 중상을 입었다고 하더군요. 뉴스도 몇 일 탔던 것 같은데. 제대한 뒤 시간이 많이 지나서 소대원이나 지휘관들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겠지만, 그래도 내가 26개월동안 먹고 자며 생활하던 곳에서 참사가 벌어지니 남의 일 처럼 느껴지지도 않고 아찔하기도 하고 그러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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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이시군요. 동지입니다. 전.. 서측 대대에서 1년동안 지냈습니다. 12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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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피해자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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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친구가 저 부대에서 상병으로 있어서 아침에 뉴스 보면서 정말 깜짝놀랐습니다-_-;; 아직 전화는 오지 않았지만 군대 간 놈들이 다들 전화해서 걔 이름 봤냐고 물었답니다;; 씁쓸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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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월/ 휴우.. 언제쯤 군대가 평온해질까요.. 평온할 수 없는 단체이긴 하지만;
croissant/ 헙. 그런 일이! 2년 넘게 정들었던 곳이라 더 가슴아팠을 것 같네요
천사고양이/ 오옷! 전 영산강 소초에 있었어요! 을지 만세! ^^
JWC/ 김일병도 피해자겠죠? 어쩌면 돌이키지 못할 상처를 입었을테니...
원씨/ 헙. 친구분께 별탈없으시길 빕니다... -
결국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가 서로를 상처 입히고 말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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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곧 있으면 군대 가는 사람으로써;
좀 가기싫어지게 만드는 사건이네요; -
아크몬드/ 돌이키지 못할 겁니다. 아마도...
EterNal / 너무 걱정마시고 다녀오세요! 99.9%의 군인들이 무사~히 예비역이 되어 돌아온답니다. 건강히 잘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