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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23 탐구생활
  2. 2009/01/22 슬프다 (2)

탐구생활

Posted 2009/01/23 21:41, Filed under: 학교종이 땡땡땡
요즘 아이들은 "탐구생활"의 묘미를 모른다. 지난 겨울방학 보충수업 때 어찌하다 방학숙제 얘기가 나왔다. (사실 고등학생들에게 방학 숙제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꼬옥 방학숙제를 내준다.쩝.) 그러다 녀석들이 탐구생활을 모른다는걸 알게 되었다. 언제 사라졌나싶어 찾아봤더니 1998년이 마지막이었다는군.

내가 초등학생일 때, 방학 숙제는 크게 3가지였다. 탐구생활, 만들기, 그리고 일기. 탐구생활은 말 그대로 탐구생활 교재를 다 풀어가는 것이었고, 일기는 방학 동안 쓴 걸 검사받는 것이었는데 언제나 '만들기'가 문제였다. 일단 뭘 만들건지도 결정해야했지만 잘 만들어가기란 쉽지 않았다. 수수깡으로 대충 만들거나 탐구생활에 나온 것 중에서 쉬운 걸 골라서 대강 만들어 내곤 했다. 물론 일기는 몰아서, 탐구생활은 재밌는건 방학식 하는 도중에 다 해버리고, 남은건 개학식날 아침에 학교에서 친구꺼 보고 베끼고... 뭐 다들 그렇게 했다.

잊지 못할 에피소드 하나.

내가 아는 후배 역시 영 손재주가 없어서 언제나 '만들기' 숙제가 고민이었단다. 언젠가는 방학숙제 때문에 하도 머리를 쥐어짜고 있으니, 어머니께서 도와주셨단다. "찰흙 좀 사온나." 어머니의 명을 받들어 고운 찰흙을 사왔다. 후배의 어머니께선 정성스레 찰흙을 빚어 재떨이를 만들어주셨단다. 다 만들고 말리고나니 꽤나 그럴듯해서 색칠까지 했단다. 지점토도 아니고 찰흙인데 색칠을 했단다. 아무튼 굉장히 예쁘게 만들어졌다고 했다. 방학숙제를 제출했더니 덜컥 상을 받게 되었단다. (요즘도 초등학교에서 그러는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국민학생'일 때는 방학숙제를 잘해가면 상을 주곤 했다. 나는 그 상을 받은 기억이 없다.) 보통 아이들이라면 양심의 가책을 느끼거나, 엄마를 자랑스럽게 또는 고맙게 생각했을텐데 그 후배는 남달랐다. 녀석은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더란다.

'훗, 엄마도 쫌 하는데?'


2009/01/23 21:41 2009/01/23 21:41

슬프다

Posted 2009/01/22 21:26, Filed under: 스치며 부대끼며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게 어색해져버리는 동안, 그나마 남아있던 몇 명의 구독자들조차 떨어져나갔다.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근 일주일 동안 내 생애 처음으로 '링게루'를 맞으며 누워있었다. 새해와 함께 시작된 2주간의 보충수업은 나오지 않는 우리반 아이들과의 보이지 않는 전쟁기간이었다. 지난 주말에는 동생 면회를 다녀왔는데 아끼고 아끼던 카메라를 홀랑 잃어버렸다. 더 미치는 건 어디서 어떻게 잃어버린건지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와중에 여자친구와 말도 안되는 사소한 일로 말도 안되게 싸우고, 충치인줄 알았던 어금니는 반을 쪼개고 뿌리까지 뽑아냈으며 오늘은 무슨 검사에만 30만원이 들었다.

싸구려 커피나 한잔 마시면서 장기하 노래나 좀 듣다가 정신 차려봐야지.
이제 그만 슬퍼할 때가 된 것 같다.
2009/01/22 21:26 2009/01/22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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