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for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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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13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1)
  2. 2007/03/20 사람과 사람 사이 (3)
  3. 2007/03/19 수업의 법칙
  4. 2006/03/11 사회초년생의 고민 (8)
  5. 2006/03/01 공식적인 나의 임무 (4)
지난 월요일부터 열흘간 1학년 담임을 맡게 되었다. 그 반 담임 선생님의 개인 사정으로 같은 부서인 내가 잠시 학생들과 함께 하게 되었는데 정식 담임이 아닌데도 생각보다 훨씬 마음이 쓰인다.

반 아이 중에 한 명이 이틀 동안 무단결석을 하더니 오늘 오전에 스르륵 교무실에 나타났다. 사정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 가슴도 먹먹해지더라. 아버지의 술주정 때문에 부모님은 이혼하셨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단다. 어머니는 보험설계사로 일하시는데 직장암 3기... 수술은 했는데 여전히 힘들어 하시고 가정 형편은 말할 것도 없이 경제적으로 참 어려운 상태. 무엇보다 가슴 아픈건 이 아이가 학교를 나오기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가 친구 문제 때문이라는 점이다.

수업도 들어가지 않는 반이라 어떤 아이인지 잘 모르겠지만 교무실에서 잠깐 이야기를 해본 것만으로는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다.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고, 자신이 원하는 친구의 모습이 확고한 면이 있는데 다른 학생들과 어울리지 못할만큼 독특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언젠가부터 자신과 어울리는 아이들이 점점 사라져갔고 (본인은 처음에 같이 놀던 아이들이 소위 '노는 학생들'이라서 좀 멀리했는데 그 때즈음이었던 것 같다고 한다.) 요새는 학교에 와도 하루종일 말한마디 편하게 나눌 친구가 없다고 했다.

반 학생들 중에서 조용한 아이 한 명과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길래 우선 그 아이와 좀 더 친해져보라고 했다. 그리고 나중에 무슨 일을 하더라도 (직업전문학교로 전학갈 생각도 하고 있단다.) 결석이 많은 건 좋지 않으니 힘들더라도 일단 학교는 나와서 정규수업은 듣고 가라고 했다.

쉬는 시간 틈틈이 교실에 가서 분위기를 살피고 내려왔는데 5교시 끝나고 가보니 이 녀석이 보이지 않는다. 애들 말로는 점심만 먹고 가버렸다고 한다. 또 며칠 동안은 학교에 나오지 않겠지.. 후아..

내년에는 담임을 맡을 생각인데, "교사의 꽃은 담임"이라는 말을 이제야 조금씩 실감하고 있다.
나는 어디까지 아이들을 보듬을 수 있을까. 이런 아이들의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적어도 어린 새들만큼은 내 가시에 찔려 날아가지 않도록 고민하고, 또 고민해봐야겠다.
2007/09/13 18:01 2007/09/13 18:01

사람과 사람 사이

Posted 2007/03/20 21:01, Filed under: 스치며 부대끼며
새학기가 시작되었고 나는 이제 정식 교사로 교육청에 등록되었다. 달라진건 아무것도 없는 듯 하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여전히 내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도 변함이 없다. '정교사가 되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나이 한 살 더먹었으니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라며 일말의 기대를 버리지 않았었는데 상황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어른들이 말씀하시던 사회생활의 어려움이란 이런 것들 때문이었을까. 내가 워낙 소심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교사라는 직업은 나에게 참 어울리는 직업이자 즐거운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 나 홀로 학생들과 만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러모로 피곤한 일들이 생기고 있다.

몇 안되는 사람들이 수없이 얽혀있는 이 공간에서 나는 어떻게 자리매김해야할까. 이것저것 생각하기도 싫고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기도 싫지만 나에 대한 소문을 다른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듣게 되는 것도 굉장히 싫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건 이럴 때 쓰는 말인가보다.

나는 좀 더 야무져야할까? 모든 사람들에게 환영받는 사람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이 곳에서 생활하다보니 나를 박쥐인간으로 보진 않을까 걱정될 때도 있다. 싫은 사람에게 화를 내고, 좋은 사람에게 웃음을 던지고 싶지만 나는 아직 모두에게 하하,호호 웃고만 지낸다.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고, 그것이 지난 일 년간의 짤막한 경험을 통해 얻어낸 생존전략이다.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은데 누구에게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이 좁은 공간에서 내밀한 속내를 드러내보여도 좋을 사람이 누구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내가 한 발짝 다가설 때마다 그들도 내게 다가와주면 좋으련만 어느샌가 저만치 떨어져있다. 가장 친한 척 하는 사람과는 그닥 친하고 싶지 않고 마음 속 이야기들을 털어내어도 좋을성 싶은 사람은 때때로 멀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친구와 애인, 가족이 없었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나는 원래 복잡한 사람이 아닌줄 알았는데 잘못 알고 있었나보다.
2007/03/20 21:01 2007/03/20 21:01

수업의 법칙

Posted 2007/03/19 18:26, Filed under: 학교종이 땡땡땡
수업준비를 열심히 해가는 날에는 50분이 후딱 간다.
수업준비를 덜 해가는 날에는 5분이 1시간 같다.
슬쩍 던진 농담에 아이들이 깔깔거리면 신이 난다.
웃지도 않고 대답도 하지 않을 때면 진이 빠진다.
기분 좋은 날엔 막 나가는 농담도 그닥 거슬리지 않는다.
기분 나쁜 날엔 아무 말도 아닌데 귀에 박힌다.
3학년 녀석들이야 이젠 능구렁이들이라서 수업 자체에 대한 큰 부담은 없다. 수능 언어영역에 대한 압박이 훨씬 거대하긴 하지만 그건 비단 나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니까. 문제는 1학년 수업이다. 교사용 지도서의 안내만으로는 활동수업을 계획하고 실행하기가 벅차고, 막상 수업을 진행하다보면 작은 활동 하나에도 큰 용기(!)와 적지않은 준비가 필요하다.

졸고 있는 녀석들을 향해 "내 수업이 재미없냐?"라고 물어보는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고, 잡담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수업이 재미있는건 아니라는걸 너무 잘 알고 있다. 결국 "어떻게 가르치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어떤 이는 "왜 가르쳐야하는가?"부터 고민해봐야한다고 하지만 학기가 시작된 지금, 수업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해결되지 않는한 수업 목적에 대한 고민은 늘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지금 몇 가지 생각해둔 게 있긴 한데 생각대로 잘 될지는 모르겠다. 1학년은 입시 부담도 적은 편이고 아이들도 순진해서 다양한 활동수업에 대해 욕심이 생긴다. 2학년만 되어도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기엔 부담스럽더라. "선생님, 그거 수능에 나와요?"라는 질문이 녀석들의 입에서 먼저 던져지는데 지금의 나는 그런 학생들의 외침을 외면하거나 나만의 수업을 이해시키기에는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조급해지지 않으려고 한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끝난 이후의 시간을 이용해서 몇 가지를 시도해보고, 2학기 때 본격적인 활동을 해볼까 생각중이다. 이번 주에 해보려고 계획 중인 것도 몇 개 있는데 아직 반별 특성도 잘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서 자신은 없다.

언제나 그렇듯이 어떤 수업을 어떻게 해볼까 고민해보는건 즐거운 일인 것 같다. 아이들의 졸린 눈보다 웃으며 빛내는 눈동자를 기대한다. 50분 동안의 수업을 끝내고 나오면서 가슴 가득 흐뭇해지는 짜릿함은 교사라는 직업만이 가질 수 있는 값진 매력인 것 같다.

바쁜 한 달이지만 가벼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무거운 고민만큼 내 수업은 한결 가벼워지길 빌면서...
2007/03/19 18:26 2007/03/19 18:26

사회초년생의 고민

Posted 2006/03/11 01:47, Filed under: 스치며 부대끼며
내가 직장에 다닌지도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시간 참 빠르게 지나간다. 첫 출근날의 설레임과 긴장이 아직 사라지지 않은 것 같은데 그 곳에서의 낯선 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노라면 때로 신기할 때가 있다.

"사회"라는 곳, "세상"이라는 곳에 첫발을 내딛은 내게 있어 "관계"라는건 거의 화두에 가깝다. 이제까지는 내가 남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지, 어떤 사람으로 보일지 짐작해보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설혹 오해가 생기거나 무언가 문제가 생기더라도 충분히 내 능력의 범위 안에서 조정해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저녁, 진지한 고민을 해봐야할 일이 생겼다. "이제 갓 들어온 막내"가 숱한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이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일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저 수업연구 열심히 하고, 맡은 업무를 잘 처리하면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 나아가서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었다. 그 동안의 내 삶에서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인관계에 있어서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주었기 때문에 그 고민이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야자 감독 후, 모 선생님과 함께 이야기를 했는데 굉장히 낯선 말을 들었다. 말씀하시는 분도 굉장히 어렵게 이야기를 꺼내셨는데 그 핵심내용은 "인사를 잘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적어도 어른들을 대하는 것에 있어서는 늘 칭찬을 들어왔던터라 그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차라리 "일을 좀 더 열심히 해라"라든가 "좀 더 일찍 출근해라"라든가, "수업연구를 좀 더 철저히 해야한다" 등등의 이야기였다면 훨씬 마음이 편했을 것 같다. "인사를 잘해야 한다"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으니 참으로 난감한 기분이었다.

어쨌든 "중간서열"의 그 선생님도 어렵게 얘기를 꺼내신 것이라 나 역시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했지만 집으로 오는 길 내내 머리가 복잡해진 건 사실이다. 첫 번째는 "나의 기준"과 "타인의 기준" 사이의 괴리 때문이었고, 두 번째는 "저 말을 나에게 한 이유" 때문이다.

나는 아직 기간제 교사이다. 1년 계약 후 재계약을 하거나 정식 교사로 임용되지 않으면 이 학교를 떠난다. "저 사람은 인사성이 없다"고 평가하는 선생님들이 많다면 다시 이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한다. 그럼 굳이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데 내게 저런 말을 한 건 "나를 생각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야할까?

학교 또한 사회의 일부분임을 나는 잠시 잊고 지냈나보다.


+ (다음날에 덧붙임) 오늘 블루문님의 글이 눈에 들어온건 행운이라고 봐야하나. 어쨌든 조낸 인사하는거닷!!! (나름대로 열나게 한 것 같은데 뭐가 문제인지원.. OTL..)
2006/03/11 01:47 2006/03/11 01:47

공식적인 나의 임무

Posted 2006/03/01 20:12, Filed under: 학교종이 땡땡땡
관련글 : 임무

학교에서 갈등론과 기능론을 배우면서 "도대체 내가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 해야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올 한 해, 아마도 나를 가장 끈질기게 괴롭히는 고민이 될 것 같다.
2006/03/01 20:12 2006/03/01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