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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11/12 이몽룡이 夢龍된 사연 (2)
  2. 2004/11/06 성춘향, "나도 성깔있소!" 파문 (3)
  3. 2004/11/06 누가 춘향전을 모함했나! (2)

이몽룡이 夢龍된 사연

Posted 2004/11/12 02:31, Filed under: 맛있는 문학
전라도 남원에서 성씨 양반과 혼인한, 한 때 잘나갔던 기생 월매.
나이 사십이 넘도록 슬하에 자식이 없어 용하다는 명산(名山)에서 기도하여 자식을 낳고자 하니, "빌어서 자식을 낳는다면 자식 없는 사람이 있겠냐?"라고 타박하는 남편의 말에도 불구하고, '목욕재계 정히하고' 지리산에 들어가 정성을 다해 기도한다.

오월 오일 갑자시(요즘 시간으로 0시에서 1시까지)에 선녀가 품 안에 달려드는 꿈을 꾸고 아이를 낳으니, 이 아이가 바로 춘향이라.

...

서울 종로 삼청동에 살던 이한림(한림은 벼슬 이름)은 전하께옵서 친히 충효록을 보시고 지방 원님으로 뽑이시니, '대대 명문 가문이요 충신의 후예'니, 과천 현감을 거쳐 금산 군수로 옮겼다가 남원 부사에 이르렀다.
이 사또의 자제, 이 도령은 나이가 '이팔(이X팔=십육)'이었다.

...

'놀기 좋은 봄날'에 이 도령이 방자를 데리고 광한루로 봄소풍을 나갔다가 오작교에 이르렀을 즈음, 마침 단옷날이라 그네타던 춘향을 보고 방자에게 춘향을 부르라 한다. 방자는 춘향에게 어찌 양반 자제가 여염집 처자를 부르냐며'네가 미친 자식이로구나'라고 욕을 먹는데, 이도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보배도 다 짝이 있으니 춘향을 부르라 한다.

...

집으로 찾아온 방자를 나무라던 춘향은 '너그러운 마음에 연분이 되려고 그런지 갑자기 갈 마음이 난다.' 조용히 앉아있으니 춘향어미 왈, "간밤에 꿈을 꾸니 난데없이 연못에 잠긴 청룡 하나 보이기에 무슨 좋은 일이 있을까 하였더니 우연한 일 아니로다"라며 반기거늘, 춘향 내심 못이긴척 광한루로 나간다.

광한루로 찾아온 춘향을 보니, 가히 넋이 나갈만큼 아름다운지라, 이 도령, 넋을 놓고 바라보다 슬금슬금 작업들어가고, 마침내 '오늘밤' 찾아가겠노라 춘향에게 이른다.

...

자, 밤이 되기만을 기다리는 이몽룡. 책이고 뭐고 눈에 들어오질 않고 오로지 춘향이 생각뿐이다. 이 애틋한 사내의 마음을 내가 어찌 모를까.




.........

빼빼로 데이건 나발이건 다 필요없다. 춘향이 같은 아씨, 어디 없소
( ' '부분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춘향전]에서 인용)
오늘밤엔 춘향이랑 그네타는 꿈이나 꾸면 좋으련만....
2004/11/12 02:31 2004/11/12 02:31

성춘향, "나도 성깔있소!" 파문

Posted 2004/11/06 23:58, Filed under: 맛있는 문학
춘향의 정절이야 익히 소문난 바 있으나, 그녀가 몽룡과 놀아날 당시, 이팔십육세 한창 혈기왕성할 때였고, '춘향이는 다소곳하니, 늘 과묵하며 차분할 것이다'라는 항간의 소문을 잠재울 만한 소식이 있으니, 이몽룡이 한양으로 올라간단 말을 듣고 묵혀둔 성깔이 폭발한 사건이다.

이후 대목은 민음사 [춘향전]에서 발췌.

(몽룡에게 이별의 말을 듣고)
춘향이 이 말을 듣더니 별안간 얼굴색을 바꾸며 안절부절이라. 붉으락 푸르락 눈을 가늘게 뜨고 눈썹이 꼿꼿하여지면서 코가 벌렁벌렁하며 이를 뽀드득뽀드득 갈며, 온몸을 수수잎 틀 듯하고 매가 꿩을 꿰 차는 듯하고 앉더니,
"허허, 이게 웬 말이오."
왈칵 뛰어 달려들며 치맛자락도 와드득 좌르륵 찢어 버리고 머리도 와드득 쥐어뜯어 싹싹 비벼 도련님 앞에다 던지면서,
"무엇이 어쩌고 어째요. 이것도 쓸 데 없다."
거울이며 빗이며 두루 쳐 방문 밖에 탕탕 부딪히며, 발도 동동 굴러 손뼉치고 돌아앉아... (후략)





+ 설마 "성춘향"이 실존 인물이라 믿는 사람은 없으리라 믿으며...
2004/11/06 23:58 2004/11/06 23:58

누가 춘향전을 모함했나!

Posted 2004/11/06 23:37, Filed under: 맛있는 문학
이번 학기 강독 수업을 통해 여러 가지 고전 소설들을 원문으로 읽어보고 있다. 한문 소설은 한자를 하나씩 찾아봐야하는 나름의 고통(!)이 따르지만, 홍길동전과 춘향전 등 익히 들어서 줄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던 우리의 옛 소설들을 다시 읽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게 아니다.

요즘은 춘향전 완판 84장본(=열녀춘향수절가)를 읽고 있는데 한 쪽, 한 쪽 넘길 때마다 울고, 웃으며 똥꼬에 털났는지 확인하기 바쁘다. 무릇 소설은 줄거리도 중요하지만 그 문체나 표현을 제외하고는 온전한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마련이다. 고전 소설들도 예외는 아닌데, 특히 "춘향전" 같은 판소리계 소설의 경우는 그 낱말이나 비유 하나하나가 맛깔스런 창란젓마냥 입에 척척 들러붙는다.

당장 다음 주에 있을 시험 때문에 읽게 된 춘향전이지만, 읽을수록 재미가 있다. 자신의 똥꼬에도 털이 날 것인지 확인해보고 싶은 사람, 고전이라면 지루할 것이라고 짐작했던 사람, 춘향전은 줄거리도 다 알고, 너무 뻔한 구조라서 시시하다는 사람, 우리의 한글 고전 소설도 세계문학사에서 당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리라 믿는 사람, 기타 모든 한국인 및 한국 문학에 관심있는 외국인에게 일독(一讀)을 권한다.

[세계문학전집 100. 춘향전. 송석욱 옮김. 민음사. 10,000원]
이 책이 비교적 원문에 가깝게 충실히 옮겨놓았고, 완판 84장본과 경판 30장본이 모두 실려있으며 부록으로 [열녀춘향수절가] 영인본도 실려있어 원문 그대로 읽어볼 수도 있다. 장담컨대, 10,000원 안아깝다. 담배 5갑을 아껴 사볼만한 가치가 충분하고도 남는다.

앞으로 몇 개의 포스트는 이 책에서 발췌한 "내 맘대로 명장면"을 올려볼까 한다. 그 맛을 고스란히 전하려면 문맥을 살피는 것이 당연하겠으나 나의 귀찮음을 극복치 못하여 간략한 소개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

오늘은 그 첫 번째.

너무나도 유명한 이몽룡과 성춘향의 사랑타령 중에서, 다모의 명대사를 떠올리게 하는 구절이 있어, 살포시 옮겨본다.


(춘향과 몽룡, 홀랑 벗고 사랑놀음하다)
"이애 춘향아 이리 와 업히거라"
춘향이 부끄러워하니,
"부끄럽기는 무엇이 부끄러워. 이왕에 다 아는 바니 어서 와 업히거라."
춘향을 업고 추켜올리며,
"아따 그 계집아이 똥집 장히 무겁다. 네가 내 등에 업히니까 마음이 어떠하냐?"
"엄청나게 좋소이다."
"좋냐?"
"좋아요."
"나도 좋다."
(후략)
2004/11/06 23:37 2004/11/06 2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