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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1/30 귀를 기울이면 (2)
  2. 2006/09/19 관심(關心)과 관심(觀心) (4)

귀를 기울이면

Posted 2006/11/30 19:13, Filed under: 학교종이 땡땡땡
학기말이라 그런지 이런저런 일들이 많다. 오늘은 교과서 검사 (수행평가의 하나)를 하느라 늦게까지 교무실에 남아있는데 건너편 선생님이 남학생과 상담을 하고 계신다.

장난스럽게 생긴 1학년 녀석인데 근 1시간 가까이 선생님께 조잘조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남학생도 선생님과 저렇게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는 중이다. 더 놀라운 것은 선생님은 조용히 학생과 마주앉아서 가끔 추임새(!)를 넣어줄 뿐인데도 아주 사소한 일부터 장래에 대한 고민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에게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이면 그들의 이야기가 전해져온다.
오늘의 저 아름다운 풍경을 오래도록 기억해야겠다.



+ 근데 저 녀석의 이야기가 워낙 스펙타클하고 흥미진진해서 일이 진도가 안나간다. 헉;;
2006/11/30 19:13 2006/11/30 19:13

관심(關心)과 관심(觀心)

Posted 2006/09/19 22:38, Filed under: 스치며 부대끼며
요즘은 학교일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그녀를 만나는 게 버릇처럼 되었다. 거의 매일 만나고 있는데 그녀의 갸륵한 정성(!)에 힘입어 잊었던 옛 정을 새롭히고 있는 중이다.

데이트라고 해봐야 우리 학교 근처에서 만나 우리 동네까지 함께 가는 게 고작이다. 이런 저런 일 때문에 저녁8시 이후에야 학교를 나서는 나를 기다려주는 그녀. 집에 가는 버스를 함께 타고 정거장에서 우리 동네까지 손잡고 걸어가는 게 우리만의 데이트법이다. 가끔 (사실 거의 매번이지만;) 동네 놀이터 벤치에 앉아 음료수(혹은 시원한 맥주 ^^;)를 한 잔 할 때도 있고.

어제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관심"이라는 말에 흥미를 느꼈는데 "볼 관(觀)"일까, "관계할 관(關)"일까를 두고 둘이서 참 궁금해했다. "볼 관"에 "마음 심"이라면 관심이라는 말이 생각보다 훨씬 예쁜 것 같다는 말과 함께.

누군가의 마음을 본다는 것은 가슴 따뜻해지는 일이다. 엿보거나 훔쳐보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호기심과 넉넉한 애정을 지니고 상대방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일테니 말이다. 관심받고 싶다는 말은 내 마음을 보여주고 싶다는 말과 그닥 다르지 않으며 관심있다는 말은 네 마음을 보고 싶다는 말과 같은 의미이리라.

상대방의 마음을 보는 데에만 그친다면 욕심과 집착으로 흐르기 쉬울 것이다. 관심(觀心)의 전제는 서로의 마음을 함께 들여다보겠다는 무언의 약속이다. 이해관계에서 자유롭게 서로를 마주보고 있노라면 그 사람의 마음 안에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관심'이야말로 사랑의 첫걸음이자 힘찬 발자욱 소리일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관심법"이 생각났다. 그 관심과 이 관심은 뭔가 좀 다를 것 같았고, "호기심 처자"인 그녀의 검색 결과, 아쉽게도 관심은 關心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서로의 觀心을 바라고 있고 또 그렇게 해주길 바란다. 그래서 즐겁고, 단어 하나를 두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시간이 행복하다.
2006/09/19 22:38 2006/09/19 2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