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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운 시절은 가고..

Posted 2006/08/19 22:43, Filed under: 학교종이 땡땡땡

평균 수면 시간 10시간, 일주일 평균 외출 일수 2일의 황금같은 게으름을 마구 부리던 방학이 오늘부로 끝났다. 하마터면 카풀해주시는 선생님 차를 놓칠뻔한 아침, 그렇게 새 학기의 첫날을 맞이했다.

창틀을 새로 바꾼 학교는 말끔해 보였다. 창틀 하나 바꿨을 뿐인데 교무실도 부쩍 넓어보이고 학교 전체가 번듯해 보였다. 창틀 바꾸기 전에 비 새는 곳이나 좀 고쳐주지.. ㅡ_ㅡ;

교무실 내 책상은 언제나처럼 살짜쿵 어지러운 상태. 정리 좀 하고, 책상 좀 닦고, 교무실 여기저기에 놓여있던 짐들도 치우다보니 직원회의 시간. 부장 선생님의 엄명(!) 받들어 나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동네방네 활개치고 다니는 녀석들을 진정시키고 다녔다. (사실 같은 이야기만 매번 반복되는 회의는 그닥 반갑지 않은터라 부장샘의 말씀이 어찌나 반갑던지. 후후..)

전교가 떠들썩했다. 시끌벅적 왁자지껄, 복도에 우르르 몰려서 동네방네 고함지르는 녀석들, 산으로 들로 쏘다니던 버릇이 아직 남았는지 온 교실을 헤매고 다니는 녀석들,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한 마리 하이에나처럼 건들건들 돌아다니는 녀석들, 미처 감추지 못한 물들인 머리털들, 애써 묶었지만 한눈에 표시나는 파마머리들, 반짝이는 귀걸이와 반지들...

토요일이 개학이라고 하길래 처음엔 참 어색했는데 오히려 괜찮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예기간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적어도 다음 주에는 "이제 방학이 끝났구나..."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더 많아질테니까.

복도를 지나가다 방학 잘보냈냐며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녀석이 있었다. 웃으며 "히야, 이제 니들도 좋은 시절 다~ 끝나서 어쩌냐? 월요일부터 야자도 바로 시작인데..."라고 농을 걸었다. 녀석의 대답이 의외였다. "아뇨, 사실 학교오고 싶었어요. 집에 있으면 맨날 잔소리만 듣고, 애들도 보고싶고."

"이놈아, 학교에 애들보러 오냐!"라고 짐짓 호통치긴 했지만 사실 나도 그랬다. 한껏 늘어지게 늦잠도 자고, 실컷 오락도 하고 여기저기 놀러도 다녔지만 한켠에서 은근슬쩍 녀석들이 보고싶어지더라. 담임을 맡은 것도 아닌데 수업 듣던 녀석들은 방학 때 뭐하고 지냈는지 궁금해지기도 했고.

자, 2학기 시작이다! 비록 수업준비는 다 못끝냈지만; 보충수업준비도 아직 한참 남았지만;;; 코 앞에 닥친 축제 준비도 거의 해둔게 없지만;;;;;;; 그래도 즐거운 2학기가 시작되었다.

오늘부터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야지.

2006/08/19 22:43 2006/08/19 2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