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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19 여름방학 준비 (1)
  2. 2006/07/25 모른 척 하기 (6)

여름방학 준비

Posted 2007/07/19 22:09, Filed under: 학교종이 땡땡땡
이번주 금요일부터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이번에도 여름방학은 생각보다 빨리 끝날 것 같다. 방학식 후 바로 다음주 월요일부터 2주간 보충수업을 하고, 학교신문을 만들어야하고, 일직근무를 하고, 1박 2일간 학생회 간부수련회에 다녀오고, 방학 중 연합교외생활지도에 참석해야한다. 참, 7월말부터 논술 관련 원격 연수도 받는구나. 실질적인 휴식 기간은 약 5일 정도.

이번 보충수업을 위해서 특별한 교재를 준비했다. 작년에 사회과 선생님이 직접 수업해보고 꽤 반응이 좋았다는 소리에 솔깃해서 무턱대고 도전한 그것. 바로 비문학 1000문제 풀이! 각종 기출 문제와 온갖 문제들을 이리저리 모아서 겨우 1000문제를 완성했다. 오늘 새벽에서야 편집을 끝냈는데 이제 한동안은 모니터만 봐도 속이 울렁거릴 것 같다. (과목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모한 도전인 것 같기도 하고... ㅜ_ㅜ)

언어영역 중위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3학년용 교재인데 대략 300쪽 정도 분량이다. 학교 앞 복사집에 맡길 예정인데 권당 9500원 정도에 만들어준댄다. 깔끔하게 만들기 위해서 애를 많이 썼는데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자뭇 궁금해진다. 편집할 때는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인가...' 싶었는데 만들어 놓고 보니 뿌듯하다. 아이들과 함께 끝까지 다 풀고 나면 그때에야 비로소 참된 기쁨을 맛보겠지만. ^^

어째 학기중보다 훨씬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아직 내가 쏟을 수 있는 에너지가 넘치고 있다는 사실에 작은 기쁨을 느낀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나는 참 즐거운 사람이 될 것 같다.

방학이 시작되면 블로그도 좀 돌보고, 데이트도 좀 하고, 친구들도 좀 만나봐야지. 학생 때 맞이하는 방학보다 교사가 되어서 맞이하는 방학이 몇 배는 더 즐거운 것 같다. 헤헤.. ^^;
2007/07/19 22:09 2007/07/19 22:09

모른 척 하기

Posted 2006/07/25 20:52, Filed under: 학교종이 땡땡땡

지금은 방학 보충기간이다. 방학은 방학이로되 방학이라 하지 못하는 그런 상황. 내가 고등학생일 때에도 방학 보충수업은 미치도록 도망가고 싶었다. 하지만 다음날 작렬하게될 큐대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했고, 병든 닭처럼 꾸벅이며 앉아있을 뿐이었다.

그 짓을 이제와서 또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선생님"의 입장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연수가신 선생님을 대신해서 임시담임까지 맡게 된 통에 학교에 있는 동안 전쟁을 치르는 기분이다. 아침 조례 시간에 반에 들어가면 6명이 앉아있다. 종례 시간이 되면 13명 남짓. 앉아있어야할 아이들은 조례든 종례든 28명이다.

임시이긴 하지만 어쨌든 담임이니 수업 들어갈 때보다 훨씬 신경쓰이게 마련이다. 1교시가 시작되면 안 온 녀석들에게 전화를 건다. "늦잠자서 못갔어요"는 그나마 양호한 대답. 별의별 이야기들이 다 오고간다. 엊그제는 집으로 직접 전화를 걸었다. "아이가 가기 싫어하는데 억지로 보내기가 좀..."이라는 어머니부터 "방금 전에 억지로 보냈어요. 학교에서 따끔하게 혼내주세요"라는 어머니까지.

1학기 내내 "매"를 들지 않았던 나는 땡땡이(녀석들이 조례 끝나고 PC방갔다가 종례 때 들어온다;)친 녀석에게 반성문을 쓰게 하고 손바닥을 때렸다. "무슨 벌을 받을지 네가 스스로 생각해보고 얘기해라"라고 했더니 맞겠단다.

우연찮게 녀석들이 싸이에 남긴 말을 보게 되었다. 내 이름 석자가 있더라. 간단히 말해서 상.처.받.았.다. -_-; 예전의 학생들과 요즘 학생들의 차이점은 싸이의 유무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다. 우리 때는 미친개니, 문학 그 새끼니 하는 말들은 그저 우리끼리 하는 얘기였다. 하지만 이제 녀석들은 싸이를 통해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고 때로 재수가 없으면 어제처럼 당사자가 그걸 목격할 때도 생긴다.

순간 기분이 안좋아졌지만 잠시 후에는 더 기분이 더러워졌다. 내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전혀 달라진 게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아침 직원회의에서는 "보충수업을 완전 자유로 신청받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들은 이 땅에서 그 누구보다 빠르게 변화하는데 학교는 그 어느 곳보다 느리게 변화한다.

이제 4일 남았다. 어떻게 끝내든 끝이 보인다. 차라리 담임이었다면 덜 속상했을까.. 자문해보지만 그건 또 아닌 것 같다. 아이들의 반응에 일일이 신경쓰다보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는 예전의 어떤 선생님의 말씀이 이제서야 실감나게 들리기 시작한다.

모른척, 못본척 수업 준비 열심히 하는 게 지금으로선 최선이리라.

2006/07/25 20:52 2006/07/25 20:52